어제, 2020년 5월 11일 월요일, 지난주에 이어서 2주 차 교생실습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출퇴근에 1시간 30분 ~ 2시간씩 소요되는 것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기도 했고,
교생을 하면서 가장 큰 목적은 학생들과 만나서 수업도 해보고, 교직 수업에서 이론으로만 배운 것들을
실제로 경험해보고 겪으며 배우는 것이 목적인데... 우한 폐렴으로 인해서 학생들이 없다.
오후 5시 30분 교육부 발표로 모든 학생들의 등교 일정이 1주일 더 연기되었고,
교사로 일하고 있는 친구의 얘기와 올 초부터 교육부의 일처리 방식을 지켜보면 또 연기될 것 같다.
이태원 게이 발 우한 폐렴 확진자 증가가 초기에 잡지 못하고, 대구 신천지 때처럼 폭발하게 된다면...
다음 주 월요일이 되면 다시 1주일 연기를 발표하지 않을까?
그런데 점심 시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양주시에서 직접 안내받은 것도 아니다. 난 남양주로 이사 오고 전입처리까지 했지만, 5달이 된 지금까지 남양주시로부터 단 한 번의 재난문자나 안내 문자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선거 안내 우편물은 잘 온다. ㅋㅋ 선택적 업무처리 제도인가?
아무튼,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신일해피트리아파트 2단지에 거주하는 25세 남성이 이태원 클럽에 방문하고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단지까지만 공개가 되어있다. 단지내 대체 몇 동이 있고, 몇 가구가 거주하는데 단지?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는 교사와 유치원 선생님들이 많다. 나 또한 현재 교생실습 중이고 말이다.
같은 동에 거주한다면, 밀접 접촉자가 아니더라도 엘리베이터 등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그래서 전화를 했다. 점심시간이 1시까지 길래 1시 이후에 약 200번 정도 전화를 했고 4시경에야 드디어 통화 연결이 되었다.
사정을 말하고 동을 알려달라고 했다. 누군지 알려달라 하지도 않았고, 층을 알려달라 한 것도 아니고, 동을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으면 혹시 내가 몇 동인지 말하면 가부 여부만 말해달라고 했는데도 안된다고 한다. 매뉴얼 이야기를 하면서.
매뉴얼? 나도 우한 폐렴 사태에 관심이 많고, 우려도 많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3월 14일 질병관리 본부에서 발표한 확진자 동선 공개 매뉴얼에 따르면,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조건하에 건물의 동, 층까지 공개할 수 있다.
매뉴얼? 매뉴얼이라고 말하면서 안된다고 말하면 알겠다고 하고 물러날 줄 알았나 보다. 그래서 다시 한번 내가 교생실습 중이라는 것을 말하고, 만에 하나 내가 코로나 보균자가 되어 교내에서 전파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책임은 대체 누가 가지냐고? 내 잘못이 될 텐데? 물어보자 그걸 그럼 본인이 책임져야 하냐면서 자기들은 매뉴얼대로 할 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다행히 나는 공무원이랑 통화할 때는 항상 전화 녹음을 켜 둔다. 그리고 통화 막바지에 이름과 직분을 물어본다. 남양주 풍양 보건소의 한 공무원은 질병관리본부의 매뉴얼보다 더 위에 있는 사람인가? 이러니깐 아이들의 꿈이 죄다 공무원이지. 정말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만 공무원을 해야 하는데...
확진자 동선을 왜 제대로 공개하지 않을까? 박원숭이와 정 총리가 나와서 왜 게이들을 비호하며, 신천지 때와는 달리 확진자의 동선을 비공개로 하겠다고 할까?
최근 많이 논란이 되는 촉법소년이 생각났다. 우리 모두가 국민으로서 법적으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 권리가 의무에 가깝게 강화되고 말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노출한다면 그것은 합당한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공리주의에 입각한 최대 다수 최대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 나라 전체가, 대다수의 국민이 3달 가까이 조심해오며 지냈다. 누군 노는 법을 몰라서 집에 있었나? 클럽에 놀러 간 발정 난 놈들은 20대라서 이해한다고? 나도 20대인데, 누군 돈이 없어서 안 나가고 누군 친구가 없어서 안 나갈까? 그냥 생각이 없는 거다 저건. 밥상머리 교육의 문제다.
그런데 그런 그들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로 주변 이웃 수백, 수천 명에게 위험을 감수하라고 하는 건 대체 무슨 논리일까?
이건 우한 폐렴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시의 고의적인 살인 행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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