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 박우현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박우현 교생실습이 이제 하루 남았다. 늦은 저녁, 일지를 적으며 아쉬움을 느끼고 있을 때 이 시가 생각났다. 아쉬움은 과거의 몫이다. 그래야만 한다. 현재가 혹은 미래가 짊어질 필요가 없지 않을까.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또한 생각난다. 아..
마주하기/글
2020. 5. 28. 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