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1994
도종환
우연히 김용택 시인의
'사람들은 왜 모를까'라는 시를 보았다.
시 중간의
'아픈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라는 구절을 보는 순간
도종환 시인의 이 시가 생각났다.
한 사람의 삶도 그렇고,
나라도 그러하겠다.
김일성 주체 사상을 사모하는
사람의 손에서 써졌다는 것이
유일한 흠인 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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