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됴코 여름 하나니
새미 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새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릴새
꽃 좋고 열매 많으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칠새
냇물 되어 바다에 가나니
오늘 어디서 이 글을 보았는지는
벌써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교생 실습 4주 차. 그중에서도 3일째인 수요일.
앞서 3주 동안 준비했던 연구수업을 하고,
교장 선생님과 지도교사 선생님, 다른 선생님들과 강평회까지 마치고,
교생 선생님들과 저녁을 먹고
집에 가기 위해 3호선에 몸을 실었을 때,
생각났다.
'새미 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새'
어느덧 한 달의 교생실습이 끝나간다는 생각에
아쉬움과 여러 감정이 교차하면서
저 한 문장이 생각났다.
용비어천가에서의 저 문장은 분명
건국 초, 조선왕조 설립의 정당성을 위한 문장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 닮긴 기본에 대한 지혜는
지금도 유효하다.
나는 얼마나 뿌리 깊은 나무인가
나는 얼마나 샘이 깊은 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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