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1994 도종환 우연히 김용택 시인의 '사람들은 왜 모를까'라는 시를 보았다. 시 중간의 '아픈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라는 구절을 보는 순간 도종환 시인의 이 시가 생각났다. 한 사람의 삶도 그렇고, 나라도 그러하겠다. 김일성 주체 사상을 사모하는 사람의 손에서 써졌다는 것이 유일한 흠인 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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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12. 15:55